전두환 회고록에서는 최소한 사죄했어야
전두환 회고록에서는 최소한 사죄했어야
  • 황두연 기자
  • 승인 2019.05.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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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두노미(藏頭露尾) 란 말이 있다. 타조가 덤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숨으려 하지만 몸 전체를 가리지는 못하고 꼬리를 드러낸 모습을 뜻한다.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이미 드러나 보임을 비유한 말이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5.18광주항쟁 당시 미군 정보요원이었던 김용장 씨의 '핵폭탄'급 증언이 나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당시 국보위원장)이 1980년 5월 20일, 광주를 직접 방문해 광주민주항쟁 진압관련 회의를 주재했고, 방문 이후 시민군에 대한 발포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더군다나 광주항쟁을 폄훼하기 위해 30~40명의 사복군인을 북한침투군으로 위장시켜 활동하게 한 사실과 이를 직접 목도한 정황까지 미국정보부 낱낱히 보고했다고 고변했다.

한마디로  말문이 막히는 충격적인 증언이다.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은 국회 증언과 언론인터뷰, 재판과정과 회고록에 이르기까지 "광주에 내려간적도 없고, 발포명령을 내린적도 없다"고 언제나 손사레를 쳐 왔다.

그렇지만 '팩트'는 광주에 직접 내려가 작전회의를 거쳐,  사살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북한군침투에 의한 내란으로 조작하는 최종 진두지휘자가 바로 '전두환'씨 였다는 것이다.

결국 그의 30년이상의 '손사레짓'은 그저 장두노미(藏頭露尾)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이러한 정보보고는 미군정보부를 거쳐 당시 미국 카터대통령이 재임하던 백악관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이 증언대로라면 전 전 대통령, 아니 '인간 전두환'의 윤리수준은 어떤지 감도 잡을 수 없는 지경이다.

사실 시민군에 대한 발포명령을 내릴 수 있는 수뇌부는 광주현장의 특전사령관일 수 없고, 당시 국보위원장으로 실질적인 통수권자였던 전 전 대통령일  것이란 분석은 있어 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여러 가정들이 있었지만, 당시 현장에 근무하던 미국 정보요원의 구체적 상황보고는 처음있는 일이다.

아주 애(?)를 써서 '전두환'을 이해해 보자.

김용장 씨의 증언이 100%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를 (전두환)본인이 직접 시인하기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느냐, 시민군 사살명령과 북한군 침투 조작 사실을 그대로 시인한다면 전 국민의 들끓는 분노를 어떻게 감당하겠냐'는 그런 변명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고 마무리 짓는 '전두환회고록'을 지난 2017년 출간했었다.

최소한 그 회고록에서는 진실을 밝히고, 자신으로 인해 죽어간 이들에 대해 사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황두연 기자 hdy@ku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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